상담후기

아이가 아빠를 무서워해요.

작성자
한국심리상담학회
작성일
2022-08-21 12:26
조회
211
5세 된 남자 아이입니다. 아빠가 스트레스가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자주 술을 마십니다. 아이와 놀아 주기보다,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질책하고 과도하게 소리 지르며 공포를 느끼도록 해요. 남편의 이런 가정교육에 부부갈등이 발생하고 아이는 아빠를 무서워하며 불안한 감정을 품고 아빠를 피하게 됩니다. 아이를 위해서 노력하고자 하지만 반복되는 생활이 걱정됩니다.

엄마는 아이가 아빠를 무서워하며 피하는 것을 볼 때 안타까운 심정일 것 같아요. 아이가 아빠로부터 지속적으로 불안과 공포감을 느끼며 피하게 될 정도라면 일상생활에서 아이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아빠를 볼 때마다 매우 불안반응을 보이거나, 매우 심한 불안을 느끼면서 공포를 보이는 경우라면, 불안장애와 관련된 전문적인 진단을 받고 조기에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면 부모의 양육태도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심리학자 존지워드와 제임스는 사람은 ‘정신적 승리자로 태어나는 존재’라고 주장합니다. 그런 아이에게 부모가 어떻게 양육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하지요.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3,4년에 걸쳐 무분별하게 정보를 수집하여 모으고 비축한 지식이나 경험은 평생을 살아가는데 소거되지 않고 일생동안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더구나 스스로 취사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은 영유아에 대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같이 반복하고 거듭하여 ‘이렇게 하면 잘못이야’ ‘저렇게 해서는 안 돼’라고 철저하게 통제받고, 언제나 일정한 패턴의 공포감을 조성하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아이라면 스스로 선택이란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무대에 올려 진 연극처럼 스스로 자신의 인생각본을 형성하게 되어 어린시절의 경험이 청소년기 또는 성인이 되어 대인관계 행동패턴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유아기에 자녀들은 부모의 애정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부모를 즐겁게 하기 위해 부모에게 순응하여 자신이 해야 할 것(살아남기)을 스스로 결단하게 됩니다. 이 결단은 그 후 여러 사건에 의해 더욱 강화되어 대인관계, 학교와 가정생활 등에 강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메시지 중에는 건설적인 것과 파괴적 내지 비건설적인 것도 있습니다. 부모가 스스로 파괴적인 경향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이에 아이들에게 파괴적인 지시를 할 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양육방식은 아이가 스스로 내면화하여 자율성을 상실하면서 강제적으로 따르게 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표면적인 것을 말하면서도 심리적으로 이면에서는 다른 것이나 정반대의 메시지를 전하면 아이의 마음에 부모의 마음이 그대로 각인되어 따라하게 됩니다. 어릴 때는 부모의 실제 행동에 보다 강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빠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아이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행동을 보인다면 조기에 아빠가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아이가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자신의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빠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아이가 어릴수록 아빠 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최초의 경험에서 벗어나 자연스런 행동양식을 몸에 익히도록 아빠와 관계회복 노력을 하여야 합니다. 아이가 아빠를 신뢰하고 가까이할 수 있도록 친근한 놀이시간을 늘리고 아빠 스스로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위해 전문적인 치유경험을 한다면 건강한 아이로 양육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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