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나이보다 지나치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서 걱정됩니다.
엄마의 자리를 우리 딸이 하고 있어요. 가정사의 모든 일을 엄마 대신 딸아이가 하고 있어요. 자유롭게 뛰어놀고 친구들과 함께 지내야 할 시기에 자신이 해야 할 일보다 집안일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일상생활이 되어버렸습니다. 유치원 다닐 때와 학교 입학해서도 일반학생과 다르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딸아이가 걱정됩니다.

부부이별의 아픔도 있지만 엄마를 잃은 아픔을 안고 생활하는 딸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으실 것 같아요. 부모 입장에서 딸아이가 적절한 발달시기에 같은 또래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지 못해서 많이 안타까움이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어른의 과제를 너무 일찍 접하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 부정적이고 힘든 생각이나 느낌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어른이 해야 할 적절한 일에 대응하지 못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더욱 걱정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반면 외롭고, 슬프고, 버려졌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자녀에 대한 부모의 폭력과 이혼 등 극한 환경을 경험하게 되는 아이들은 우울증, 낮은 자존감, 타인과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성인으로 자라게 됩니다. “사람은 아동기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자녀에게 무의식적으로 그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프로이트(S. Freud), 볼비(J. Bowlby) 등의 여러 심리학자들이 주장한 것입니다.

가족은 남, 녀가 부부가 되어, 부모가 되면서 가족을 형성하고, 가족이라는 경계선 내에서 매우 복잡한 관계가 형성됩니다. 예컨대, 불가피한 상황으로 한 부모 가족이 된 경우에 아이들 중 하나가 부모의 자리를 대신하여 거의 동등한 어른의 역할을 함으로써 아이는 기능적으로 한쪽 부모의 생활을 하게 됩니다. 또는 부부간의 갈등이 심한 경우에 부모 중 한 사람은 가족 내의 다른 가족과 밀착되어 다른 한 사람을 배타적으로 밀어 내면서 제 삼자인 가족에 대해서 지배와 통제를 하게 되어 피해자가 발생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부부갈등이 반복되는 경우 이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당사자와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지 않고 자녀 중 한 사람을 선택하여 아이와 정서적으로 연합하여 슬픔과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으로 자녀가 갈등 속에 말리게 됩니다. 부부간의 갈등이 매우 심한 경우 자녀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부부가 자녀에게 관심을 집중하게 되어, 부부가 자녀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자녀를 도우려 함으로써 부부의 갈등문제를 회피하게 되면서 자녀가 심한 정신적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세대 간에도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남편과 부인이 부부싸움이 심하고 갈등이 생겼을 때 남편 또는 부인이 자신의 본래 어머니 또는 아버지와 정서적으로 밀착되어 고부간의 강등으로 확대되고, 이러한 환경은 자녀를 양육하는데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심각한 가정불화와 갈등이 발달시기 있는 자녀들에게 정상적인 과제를 수행할 수 없도록 합니다. 부모는 심각한 갈등으로 고통 받는 환경에서 자라는 자녀들이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 인격체라는 것을 잊고 있을 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녀 스스로 자신의 모습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환경이 발생할 때, 자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사실을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특히 부모의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가 중요합니다. 부모의 심각한 갈등은 자녀의 입장에서 공포감을 가지게 되고 자신이 살기위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부모는 현재의 상황을 명쾌하게 자녀에게 설명하여 자녀가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부모의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동을 보호하기 위하여 아동복지법의 개정을 하고 있고, UN아동권리위원회서도 아동에게 가하는 신체적 체벌과 모멸적인 대우를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폭력행위로 광범위하게 규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