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집에 가기 싫어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7-29 14:32
조회
1005

“집에 가기 싫어요. 아빠가 매일 잔소리하고 소리 지르며 힘들게 해요. 엄마는 어디서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어요. 부모님은 어렸을 때 이혼하고 지금까지 아빠와 같이 살았는데,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어요. 지금이라도 엄마와 함께 살고 싶어요.” 감정이 묻어 있는 목소리는 부모를 잃은 청소년의 호소이다.


 


사람이 출생하여 성장하는 첫 요람이 가정이다. 가정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결혼에서 비롯된다. 결혼한 부부는 백년을 해로할 것을 약속하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하여 서로 노력한다. 그러나 때로는 불화로 갈등을 겪게 되기도 하고 심하면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이혼 실정을 자료를 토대로 보았더니 1967~1976년 10년간의 평균 이혼율이 0.66으로 나타났는데, 1977~1986년 사이의 평균이혼율은 1.38로 약 2배 이상 증가하였다. 1982년 UN이 발행한 인구통계연감(Demographic Yearbook)에 기록되어 있는 1963년까지의 세계 여러 나라 이혼율을 살펴보니, 당시 미국의 이혼율이 5.09로 가장 높고 다음이 푸에르토리코가 4.38, 우크라이나와 바레인이 3.7 순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후 현재 한국의 이혼율은 OECD 회원국가 중에 가장 높다고 보고되어 순위가 바뀌었다. 우리나라의 이혼율 상승의 원인을 사회적 요인과 산업화로 인한 요인, 개인의 수명연장 등으로 보고 있는데, 그러나 심리적으로 개인의 요인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정에서 부모가 이혼 했을 경우 아동과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심리적 특성은 매우 충격적이다. 대표적으로 불안, 공격성, 우울, 자아존중감, 성취동기에 영향을 주게 된다. 첫째, 불안은 신경증의 기본 형상이며 중심이 되는 문제이다. 공포는 뚜렷한 대상을 갖고 있는 반면에 불안은 개인의 생활사에 관련이 있으며 대상이 불분명한 것이다. 이러한 불안은 사회심리적인 면에서 대인관계가 불안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공격성은 신체적으로는 힘으로 상대를 극복하거나 상해에 대해 보복하는 것, 대상에 공격을 가해서 상처를 입히거나 죽이는 것, 언어적인 공격으로 대상을 질책, 저주하거나 중상 하는 것이나 일이 잘못 되었을 때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 등이다. 공격의 욕구는 분노의 정서를 수반하며 지배할 수 없을 때는 억지로라도 지배하려 한다. 이러한 욕구는 반대, 상해, 모욕을 받을 때 생긴다. 부모의 이혼이라는 사건은 분명히 보통 이상의 불안을 가져오는 경험이라고 볼 수 있다. 이혼가정 아동과 청소년들은 공격적인 수준의 불안을 느끼게 될 것이며 일상생활에 심각한 파괴를 경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다. 셋째, 우울의 발생원인은 정신생리학적인 입장과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대표적으로 보고 있는데, 개인의 심리 내부적인 관점으로 볼 때 인지적 사회학습의 결과라고 보고 있다. 또한 비애와 우울을 설명할 때 비애는 애정의 감정에서 나오지만 우울은 미움의 감정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다. 즉, 우울은 의존대상을 상실함으로써 무력감, 자기비하, 자존감 손상 및 신체장애를 수반하는 기분의 장애라고 할 수 있다. 넷째, 자아존중감은 자아를 보는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되고 있지만, 자아에 대한 평가가 주변의 주요 인물과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형성되고 자기 자신을 존중하기 때문에 타인을 존중할 수가 있다면, 존중해야 할 타인인 부모의 박탈이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은 자녀들이 성장함에 따라 육체적 또는 정서적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전한 상황을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부모들은 그들의 자녀가 성숙한 성인이 되는 데 필요한 자아존중감을 위한 자양과 사랑을 계속해서 제공하여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 다섯째, 이러한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성취동기는 훌륭한 과업에 관한 것이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아동과 청소년은 성취동기가 낮아질 수 있다는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고 있고, 부모의 이혼은 관계상실을 경험하게 되어 불신, 충격, 낙담, 우울, 공포, 분노, 무능력 등과 같은 비탄증상을 나타내게 되는 위험한 조건을 제공하게 된다.


 


부모의 이혼으로 혼란을 경험하고 위와 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하는 것을 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아동과 청소년이 정서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여야 한다.


 


  첫째, 신뢰와 믿음을 갖도록 환경적인 조건이 형성되어야 한다. 부모가 이혼을 하기까지 진행된 가정의 혼탁한 경험은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음에도 정서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그러한 고통으로 불신을 갖게 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둘째,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부모의 이혼으로 사람에 대한 미움과 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내면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처 있는 경험들을 드러내도록 하여야 한다. 아동과 청소년들은 부모의 문제를 자신의 잘못으로 내면화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들을 직면하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자기노출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진솔한 자신의 감정을 노출함으로써 불쾌한 감정을 경험한 것을 정화하고 변화를 수용하게 되어 새롭게 생활을 준비할 수 있다.


 


  부모의 이혼이라는 위기상황은 아동과 청소년에게 끼치는 영향이 매우 심각한 충격을 안겨준다. 그러나 부모는 자녀들에게 최선의 헌신을 하지만 이혼할 상황에서 자녀들로 인한 고통을 일으키게 된다. 가정에서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면에서 이혼에 대한 결정은 신중하게 결단하여 부모와 자녀 모두 자기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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